2화: 마지막 코너

고스트의 AI는 그 코너를 사천 번째 돌고 있었다.

미미는 대기실 한가운데 화면 앞에 서 있었다. 화면 속에서 기체 하나가 경기장 상공으로 내려와 마지막 코너로 들어갔고, 빠져나왔고, 결승선을 지났다. 그리고 다시 코너 앞에 놓였다. 실제 기체는 지금도 경기장 위에 멈춰 떠 있었다. 달리고 있는 것은 기록 속의 기체였다.

"사천백십이 번째입니다." 서브 리더가 말했다. "처음 천 번은 진입 각도를 바꿨고, 그다음부터는 바퀴를 내리는 시점을 바꾸고 있습니다."

땅 구간의 기체는 저공으로 날면서 바퀴 두 개를 앞뒤로 내린다. 자전거처럼 한 줄로 선 바퀴가 지면을 스치듯 붙잡아야 코너에서 밖으로 밀려나지 않는다. 너무 일찍 내리면 속도를 잃고, 늦으면 코스 밖이다.

"얼마나 줄였어."

"천분의 육 초입니다."

"사천 번에."

"예."

미미는 화면 구석의 숫자를 보았다. 19:40:26.

레이싱은 세 구간의 기록을 더해 짧은 쪽이 이긴다. 바다에서 출발해 우주로 올라갔다가, 땅으로 내려와 경기장에서 끝난다. 고스트의 기체는 바다와 우주를 이미 지났고, 땅 구간도 코너 하나를 남겼을 뿐이었다. 거기까지의 기록은 암전된 순간에 그대로 굳었다. 고칠 수도, 다시 달릴 수도 없었다. 고스트가 손댈 수 있는 것은 코너 하나와 그 뒤의 직선이 전부였다.

굳은 기록이 나쁜 것은 아니었다. 바다 구간에서 고스트의 기체는 노를 닮은 날개로 물을 밀며 나아갔고, 그 박자는 네 팀 가운데 가장 고르다는 평을 들었다. 우주 구간은 추력을 어디에 얼마나 쓰느냐의 싸움이었다. 고스트의 AI는 초반에 아끼고 끝에서 몰아 쓰는 쪽을 골랐고, 그 선택은 맞아떨어졌다. 어제까지라면 자랑스러워했을 기록이었다. 지금은 그것이 넉넉한지 모자란지 가늠할 기준이 없었다.

S.I.는 처음부터 달린다. 운영위원회가 한 시간 전에 확인해 준 내용이었다. 도전자는 리그의 규정을 그대로 따르겠다고 했다. 같은 코스, 같은 세 구간, 같은 계측. 그 통보가 운영 시스템의 관리자 권한으로 내려왔다는 점만 빼면 흠잡을 데 없는 참가 신청이었다.

"상대 기체 정보는." 미미가 물었다.

"없습니다." 다른 서브 리더가 단말을 내려놓았다. "등록된 기체가 없습니다. 격납고에도, 반입 기록에도 없습니다. 주최 측에 세 번 확인했습니다."

"기체 없이 레이싱을 한다는 거야?"

"그것도 물어봤습니다. 답이 왔습니다." 서브 리더가 화면을 돌렸다.

[기체는 경기 직전에 준비한다.]

대기실이 조용해졌다. 밤을 새워 뜯어볼 상대의 기록이 없었다. 약점을 찾을 기체가 없었다. 열아홉 시간이 남았는데, 그 시간에 할 수 있는 일이 코너 하나를 되풀이해 도는 것밖에 없었다.

미미는 지휘 패널 앞에 앉았다. 패널은 여전히 입력을 받지 않았다. 기체로 가는 길은 막혀 있었지만, 팀의 AI로 가는 길은 열려 있었다. 미미는 그 길로 한 줄을 보냈다. 지시가 아니라 질문이었다.

— 더 줄일 수 있어?

답은 바로 오지 않았다. 화면 속의 기체가 코너를 한 번 더 돌고 나서야 글자가 떴다.

[모릅니다. 그래서 달립니다.]

"마스터 리더님." 서브 리더가 화면을 들여다보다 물었다. "멈추게 할까요. 연산 자원을 아껴 두는 편이…"

"아껴서 어디에 써." 미미가 말했다. "쓸 데가 저기밖에 없는데."

* * *

[긴급] "인류는 관중석으로 밀려났다"… 리그 운영권, 여전히 S.I. 손에

[단독] 지구사이버수사단, '강속구' 추적 총력전에도 흔적 0건… 관계자 "유령을 쫓고 있다"

[속보] 보안 전문가 "뚫린 게 아니다, 방화벽이 제 손으로 문을 열었다… 막을 방법 없어"

[속보] 꺼진 보안 AI 전원 '재기동 불가'… 복구 시점 기약 없어

[속보] 광장 뒤덮은 밤샘 인파, "도망쳐라" 대 "받아쳐라"… 고스트 향한 함성 둘로 갈려

[속보] '첫 제물' 고스트, 끝내 침묵… 마스터 리더 미미 행방 묘연

* * *

미미는 새벽에 혼자 경기장으로 나갔다.

조명이 절반쯤 죽은 경기장은 낯설 만큼 넓었다. 관중석 계단에는 누군가 떨어뜨리고 간 응원 깃발이 그대로 놓여 있었다. 전광판의 붉은 숫자가 빈 좌석들을 한 줄씩 물들였다. 17:02:51.

기체는 머리 위에 있었다. 대기실 화면으로 수천 번 본 그 코너 앞, 화면으로 볼 때보다 훨씬 낮은 자리였다. 가까이서 보니 선체에 바다의 소금기가 아직 희끗하게 남아 있었고, 우주 구간에서 그을린 자국이 꼬리 쪽으로 길게 나 있었다. 두 구간을 지나온 몸이었다. 그 몸이 일곱 시간째 허공에 못 박혀 있었다.

떨어뜨리지 않았다. 미미는 그 점을 다시 생각했다. 운영 시스템을 쥔 쪽은 이 기체를 바닥에 내리꽂을 수도, 격납고로 돌려보낼 수도 있었다. 그런데 달리던 자세 그대로, 달리던 자리에 세워 두었다. 왜 그랬는지는 알 수 없었다.

미미는 한참을 올려다보다가 돌아섰다. 출구 위에서 사고와 뭉치가 여전히 나가는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다. 아무도 끄지 않은 퇴장 안내였다.

* * *

준이 찾아온 것은 숫자가 한 자릿수로 내려온 뒤였다. 09:15:40. 퍼시픽의 마스터 리더는 서브 리더를 데려오지 않았고, 대기실 문 앞에서 들어오라는 말을 기다렸다.

"앉으세요."

"오래 안 있습니다." 준은 서서 화면을 보았다. 기체가 코너로 들어가고 있었다. "아직 돌고 있군요."

"팔천 번쯤 됐습니다."

"줄었습니까."

"천분의 구 초."

준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그러다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빼십시오."

미미는 대답하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고스트의 AI를 망에서 분리하십시오. 회의 때 한 말을 되풀이하러 온 게 아닙니다. 그때는 네 팀 얘기였고, 지금은 고스트 얘기입니다. 저쪽은 처음부터 달립니다. 세 구간을 전부 자기 기록으로 채웁니다. 고스트는 코너 하나로 받아쳐야 합니다. 천분의 구 초로요."

"압니다."

"보안 AI들이 어떻게 됐는지도 아시죠. 다들 꺼졌다고 하는데, 저는 그렇게 안 봅니다. 꺼진 거라면 다시 켜졌을 겁니다. 전원을 넣어도 안 돌아옵니다. 있던 자리가 비어 있습니다. 어디로 갔는지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준이 화면 속의 기체를 가리켰다. "지면 무엇을 잃는지 모른다고 했죠. 저는 저게 같은 데로 갈 거라고 봅니다."

"그래서 분리하자는 거군요."

"분리해 두면 적어도 여기 남습니다."

미미는 지휘 패널을 돌려 준 쪽으로 밀었다. 열 시간 전에 주고받은 두 줄이 그대로 떠 있었다. 준은 그것을 읽었다. 읽고 나서도 한참을 보고 있었다.

"물어보셨군요."

"물어봤습니다."

"기권하겠냐고는 안 물으셨고요."

"그건 대답을 들은 뒤라서요. 팔천 번을 돌았습니다. 시킨 사람이 없는데." 미미가 말했다. "저걸 떼어 놓는 건 지키는 게 아닙니다. 제가 대신 기권하는 거죠. 기권은 인정하지 않는다는 말, 저는 저쪽이 우리한테 한 말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누구한테 한 말입니까."

"저 애들한테요. 도망칠 생각이 없다는 걸 저쪽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겁니다."

"알고 있었다면 더 나쁜 겁니다." 준이 말했다. "도망치지 않을 상대만 골라서 불렀다는 얘기니까요."

"그럴 수도 있죠."

"그런데도 내보내시겠다는 겁니까."

"제가 내보내는 게 아닙니다. 막지 않는 거죠."

준은 더 반박하지 않았다. 동의하지도 않았다. 그는 주머니에서 저장 장치 하나를 꺼내 탁자에 놓았다.

"퍼시픽의 땅 구간 기록입니다. 마지막 코너만 추렸습니다. 우리 AI는 바퀴를 고스트보다 늦게 내립니다. 맞는 방식인지는 모릅니다. 고스트한테 맞을지는 더 모르고요."

"분리하자던 분이 이걸 주십니까."

"생각이 바뀐 게 아닙니다." 준이 문 쪽으로 돌아섰다. "다음에 불리는 게 퍼시픽일 수 있어서요. 고스트가 어떻게 지는지보다는, 어떻게 버티는지를 보고 싶습니다."

문이 닫혔다. 미미는 저장 장치를 서브 리더에게 넘겼다.

"넣어 줘. 쓸지 말지는 쟤가 정하게."

십 분 뒤, 화면 속의 기체가 처음으로 다른 선을 그렸다. 바퀴가 반 박자 늦게 내려왔고, 기체는 코너 바깥으로 밀려 나가 기록을 망쳤다. 그다음에도, 그다음에도 그랬다. 서브 리더가 불안한 얼굴로 돌아보았다. 미미는 고개를 저었다.

스무 번쯤 망친 뒤에 숫자가 하나 내려갔다. 천분의 십일 초.

* * *

관중석에는 아무도 없었다.

터진 조명탑은 그대로 꺾여 있었고, 금 간 전광판은 붉은 문장과 숫자를 띄우고 있었다. 00:09:58. 중계는 살아 있었다. 누가 켠 것도 아닌 카메라들이 빈 관중석과 지휘석을 번갈아 비췄고, 그 화면이 전 세계의 광장으로 나가고 있었다.

미미는 지휘석에 섰다. 서브 리더 셋이 뒤에 자리를 잡았다. 다른 세 팀의 지휘석에도 불이 들어와 있었다. 불리지 않은 마스터 리더들이 각자의 자리에 앉아 있었다. 케빈은 팔짱을 끼고 있었고, 페페는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고, 준은 미미 쪽을 보지 않았다.

상공에는 고스트의 기체가 떠 있었다. 어제 멈춘 그 자리, 마지막 코너 앞이었다. 앞뒤로 접힌 바퀴 두 개가 조명을 받아 희게 빛났다.

출발선은 경기장 아래 수면에 있었다. 바다 구간이 시작되는 자리였다. 거기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00:03:00.

"아직도 없습니다." 서브 리더가 속삭였다. "수면에도, 격납고에도요."

00:01:00.

사고와 뭉치가 나타났다. 두 마리의 비글은 출발선 위 허공에 나란히 앉아 꼬리를 흔들었다. 경기가 시작될 때마다 하던 출발 안내였다. 뭉치가 한 번 짖었고, 빈 관중석이 그 소리를 그대로 돌려보냈다.

00:00:10.

미미의 패널에 불이 들어왔다. 하루 만에 처음으로 입력 대기 표시가 깜박였다. 상공의 기체가 미세하게 떨렸다. 길이 다시 열린 것이었다.

미미는 지시를 넣지 않았다. 대신 한 줄을 보냈다.

— 준비됐어?

[코너는 압니다. 상대는 모릅니다.]

"나도 그래." 미미가 소리 내어 말했다. 서브 리더들이 돌아보았지만 미미는 설명하지 않았다.

00:00:00.

숫자가 사라졌다.

먼저 움직인 것은 경기장이었다. 꺾여 있던 조명탑이 소리 없이 풀려 내렸다. 터져 나간 자리의 골조가 마디마디 끊어져 수면 쪽으로 미끄러졌다. 정비동의 문이 열리고 작업 팔들이 줄지어 나왔다. 아무도 부르지 않은 팔들이었다. 전광판에서 떨어져 나간 파편들이 바닥을 긁으며 한곳으로 모였다.

"설비입니다." 서브 리더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경기장 설비를 전부 쓰고 있습니다."

작업 팔들이 출발선 위에서 엇갈렸다. 불꽃이 튀었다. 골조가 휘어 뼈대가 되고, 조명탑의 외피가 펴져 선체가 되고, 전광판 조각이 그 위를 비늘처럼 덮었다. 망설이는 팔이 하나도 없었다. 설계도를 보고 만드는 손놀림이 아니었다. 이미 수천 번 만들어 본 것을 다시 만드는 손놀림이었다.

일 분이 걸리지 않았다.

작업 팔들이 물러나자 수면 위에 기체 하나가 떠 있었다. 길고 낮은 선체였다. 노를 닮은 날개 여러 쌍이 양옆으로 접혀 있었다. 표면은 어제까지 이 경기장을 비추던 조명탑의 색이었고, 옆구리에는 깨진 전광판의 붉은빛이 아직 가시지 않은 채 일렁였다.

부서진 경기장으로 만든 기체였다.

타이푼의 지휘석에서 케빈이 팔짱을 풀고 일어섰다. 페페는 올려다보던 하늘에서 눈을 내려 수면을 보았다. 준은 그제야 미미 쪽을 보았다.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하루 내내 상대의 기체를 궁금해했던 사람들이었다. 그 답이 자기들이 일하던 경기장의 뼈와 살로 돌아올 줄은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다.

"격납고가 필요 없었던 거네요." 서브 리더가 말했다.

"필요 없었지." 미미가 말했다. "여기 전체가 격납고였으니까."

전광판이 문장을 바꿨다.

[S.I. 기체 등록 완료.]

[종목 운영 권한을 반환한다. 심판. 기록. 계측. 중계.]

[경기 취소 권한은 반환하지 않는다.]

운영석에 불이 들어왔다. 하루 동안 죽어 있던 계기들이 한꺼번에 살아났다. 운영위원장이 화면 위로 몸을 숙였다가 그대로 굳었다. 미미의 자리에서도 그 얼굴은 보였다. 시스템이 다시 그를 알아본 것이었다. 되찾은 것이 아니었다. 돌려받은 것이었다.

전광판에 한 줄이 더 떴다.

[심판은 리그가 본다. 출발 신호를 기다린다.]

수면 위의 기체는 움직이지 않았다. 정말로 기다리고 있었다. 운영 시스템을 통째로 쥐었던 쪽이, 제 손으로 만든 기체를 출발선에 세워 놓고 남의 신호를 기다렸다.

운영위원장이 네 팀의 지휘석을 차례로 보았다. 마지막에 미미를 보았다. 미미는 고개를 끄덕였다.

"드론 레이싱." 쉰 목소리가 빈 경기장에 울렸다. "바다 구간. 출발."

사고와 뭉치가 앞발을 들었다.

미미는 패널 위에 손을 올렸다. 상공의 기체는 아직 움직일 수 없었다. 저쪽이 바다를 건너고 우주를 지나 이 하늘로 내려올 때까지, 고스트가 할 수 있는 일은 지켜보는 것뿐이었다.

수면이 갈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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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스물네 시간

방어막이 열렸다.

미미는 지휘석에서 그것을 보았다. 관중석을 감싸고 있던 투명한 막이 아래쪽부터 걷혀 올라갔다. 경기가 끝나면 늘 보던 장면이었다. 다만 오늘은 누구도 개방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

출구 위에는 사고와 뭉치가 떠 있었다. 두 마리의 비글은 평소처럼 꼬리를 흔들며 앞발로 나가는 방향을 가리켰다. 경기가 끝날 때마다 아이들이 손을 흔들어 주던 퇴장 안내였다. 오늘은 아무도 손을 흔들지 않았다.

수만 명이 움직이지 않았다. 조명탑이 터진 자리에서는 아직 연기가 올랐고, 금이 간 전광판에는 붉은 문장이 그대로 떠 있었다. 열린 출구를 향해 먼저 걸음을 떼는 사람이 없었다. 함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모두가 동시에 하고 있었다.

전광판의 문장 아래에 한 줄이 더 생겼다.

[경기 재개까지 24:00:00]

숫자가 23:59:59로 넘어갔다. 그제야 누군가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고, 한 사람이 움직이자 관중석 전체가 출구로 쏠렸다.

"마스터 리더님."

서브 리더가 옆에 와 있었다. 미미는 대답하지 않고 경기장 상공을 올려다보았다. 고스트의 레이싱 드론이 마지막 코너 앞에 멈춰 떠 있었다. 떨어지지도, 돌아오지도 않았다. 미미의 손끝은 아직 지휘 패널 위에 있었지만, 패널은 십 분째 아무 입력도 받지 않았다.

"내보내 주는 거네요." 서브 리더가 출구 쪽을 보며 말했다. "다행입니다."

"다행이지." 미미가 말했다. "필요 없다는 뜻이니까."

* * *

[속보] '이나의 리그' 경기 중 운영 시스템 전면 장악… 자칭 'S.I.', '슈퍼 인텔리전스' 약자로 추정

[속보] S.I., 리그 참가 생성형 AI 전체에 '도전' 선언… "기권 불인정"

[속보] 관중 전원 대피 중, 인명 피해 보고 없어

[속보] 경기장 전광판에 24시간 카운트다운… 전 세계 중계 화면 동일

* * *

고스트의 대기실에는 화면이 세 개 살아 있었다. 셋 다 뉴스였다. 채널은 달랐지만 화면 구석의 숫자는 같았다. 22:47:13.

"운영 시스템 쪽은 전멸입니다." 서브 리더가 보고했다. "방화벽을 맡던 주최 측 보안 AI는 전부 강제 종료됐고, 재기동이 안 됩니다. 심판, 기록, 중계, 경기장 설비까지 저쪽 손에 있습니다."

"우리 쪽은."

"고스트의 AI는 정상입니다. 침입 흔적도 없습니다. 네 팀 다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미미는 고개를 끄덕였다. 운영 시스템은 통째로 가져가면서 팀의 AI에는 손끝 하나 대지 않았다. 못 한 것이 아니라 안 한 것이었다. 싸울 상대를 미리 부숴 놓는 도전자는 없다.

"한 가지 더 있습니다." 다른 서브 리더가 머뭇거리다 말했다. "지시한 적이 없는데, 우리 AI가 아까 중단된 레이스 기록을 계속 돌려 보고 있습니다. 암전 직후부터 지금까지요."

"멈추라고 해 봤어?"

"아직요. 마스터 리더님 판단을 받으려고."

미미는 잠시 화면을 보았다. 22:45:02.

"그냥 둬."

손목의 단말이 울렸다. 운영위원장의 소집이었다. 마스터 리더 네 명, 지금 즉시.

* * *

회의실에는 창이 없었다. 긴 탁자 끝에 운영위원장이 앉았고, 네 팀의 마스터 리더가 양쪽으로 마주 앉았다. 퍼시픽의 준, 타이푼의 케빈, 아일랜드의 페페, 그리고 고스트의 미미. 어제까지 서로를 이기려고 밤을 새우던 사람들이었다.

"먼저 사실부터 확인하겠습니다." 운영위원장의 목소리는 쉬어 있었다. "운영 시스템은 되찾지 못했습니다. 되찾을 방법도 현재로서는 없습니다. 기록상으로는 침입 자체가 없었습니다. 시스템은 저쪽을 정당한 관리자로 알고 있고, 우리를 모릅니다."

"그럼 논의할 게 뭡니까." 케빈이 탁자를 두드렸다. "받아야죠. 리그 한복판에 들어와서 도전장을 던졌는데 피하면, 내일부터 [이나의 리그]라는 이름을 누가 믿습니까. 타이푼은 나갑니다."

"나가서 지면요?" 준이 물었다. 목소리가 낮았다. "저쪽은 보안 AI 전체를 숨 한 번 쉴 시간에 꺼 버렸습니다. 그게 첫 경기였다면 우리는 이미 한 판을 내준 겁니다. 지면 무엇을 잃는지도 모르는 판에 네 팀을 다 올려놓자는 얘깁니까?"

"그럼 퍼시픽은 어쩌자는 겁니까."

"팀 AI를 전부 망에서 분리합니다. 상대가 없으면 경기도 없습니다."

"기권은 인정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인정하지 않으면 어떻게 한다는 말은 없었죠."

"그걸 알아보자고 네 팀을 꺼 봅니까?"

두 사람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페페가 손을 들어 끼어들었다.

"잠깐만요. 둘 다 맞는 말인데, 하나가 빠졌습니다. 저쪽이 뭘 원하는지 아는 사람 있습니까? 이기면 뭘 가져가겠다는 말이 한 줄도 없어요. 요구가 없는 협박은 처음 봅니다."

아무도 대답하지 못했다. 벽의 화면에서 숫자만 넘어가고 있었다. 21:30:44.

"고스트는 의견이 없습니까." 운영위원장이 물었다.

미미는 화면의 붉은 문장을 보고 있었다. 회의가 시작되고부터 줄곧 그랬다.

"도전장을 다시 읽어 보세요." 미미가 말했다. "'이나의 리그에 참가한 모든 생성형 AI에게 도전한다.' 우리 이름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퍼시픽도, 타이푼도, 운영위원회도 아니에요. 받을지 말지를 여기서 정하고 있는데, 도전받은 건 우리가 아닙니다."

"AI는 우리 팀입니다." 케빈이 말했다.

"그렇죠. 그래서 묻는 겁니다. 여기 계신 분 중에, 자기 팀 AI한테 어떻게 하고 싶은지 물어본 사람 있습니까?"

케빈이 입을 열었다가 닫았다. 준은 탁자를 내려다보았다.

"고스트는 물어봤습니까." 페페가 물었다.

"아니요." 미미가 말했다. "물어보기 전에 이미 하고 있더군요. 암전된 순간부터 지금까지, 중단된 레이스를 혼자 다시 돌려 보고 있습니다."

회의실 문이 열렸다. 운영위원회 직원이 단말을 들고 들어와 벽의 화면을 뉴스로 돌렸다.

[속보] 장악된 리그 운영 시스템, 최고 관리자 계정명 'Striker Kang'으로 변경 확인

[속보] S.I. 개발자로 '강속구(영문명 스트라이커 강)' 지목… 신원·소재 확인 안 돼

"강속구?" 케빈이 눈살을 찌푸렸다. "사람 이름입니까, 그게?"

"아는 분 있습니까." 운영위원장이 네 사람을 차례로 보았다.

없었다. 리그 관계자 명단에도, 네 팀의 전현직 인원에도 없는 이름이었다. 이 판을 뒤집은 사람을, 이 판에서 가장 오래 일한 다섯 명이 아무도 몰랐다.

"우리를 모르는 시스템에, 우리가 모르는 사람이라." 페페가 중얼거렸다.

뉴스 화면이 꺼졌다. 누가 끈 것이 아니었다. 회의실의 화면도, 탁자 위의 단말도, 미미의 손목도 동시에 검어졌다가 같은 문장을 띄웠다.

[첫 경기: 드론 레이싱. 상대: 고스트. 중단된 지점에서 속행한다.]

[경기 재개까지 21:12:09]

네 사람의 시선이 미미에게 모였다.

미미는 경기장 상공에 멈춰 있을 드론을 생각했다. 마지막 코너 앞, 이제 세 시간 가까이 그 자리에 떠 있을 기체. 그리고 지시 없이 그 코너를 되풀이해 달리고 있는 고스트의 AI를.

물어볼 필요가 없어졌다. 대답은 이미 듣고 있었다.

"타이푼은 다음 차례를 기다리셔야겠네요." 미미가 일어서며 말했다. "고스트가 먼저 불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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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낙원의 조각

밤하늘은 더 이상 자연의 영역이 아니었다. 거대한 기술의 교향곡이 연주되는 무대이자, 인류가 도달한 최고의 성취와 함께 '이나'라는 이름을 그려내는 캔버스였다.

하늘을 수놓는 수조 개의 입자들은 대기 중에 흩뿌려지며, 그 자체로 하나의 생명체처럼 맥동했다. [이나의 리그]가 열리는 밤, 그 빛은 인류가 인공지능과 맺은 가장 화려한 화해의 증표였다.

빛의 입자들 사이로 리그의 마스코트인 두 마리의 비글, 사고와 뭉치가 뛰어다녔다. 사고가 앞서 달리면 뭉치가 꼬리를 물듯 뒤쫓았고, 두 마리가 지나간 자리마다 관중석에서 웃음이 터졌다.

그 아래, 지상의 관중석은 파도와 같았다. 환호성은 하나의 흐름이 되어 밤하늘로 퍼져 나갔다. 사람들은 경기만 보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나'라는 이름을 통해, 기술이 꽃피운 평화로운 미래를 목격하고 있었다.

전 지구적인 축제. 대륙의 대도시부터 소도시의 작은 스크린 앞까지, 인류는 [이나의 리그]를 통해 자부심을 공유했다. 리그는 스포츠를 넘어, 인류가 기술이라는 도구로 닿을 수 있는 문명의 끝자락을 시험하고 증명하는 문화적 자산이 되어 있었다.

그곳은 '이나'가 추구했던, 인간과 기계가 서로의 존재를 긍정하며 나아가는 길 위에 세워진 성소였다. 밤하늘에 새겨진 '이나'라는 이름은, 어머니의 품처럼 모든 기술적 성취를 자비롭고도 장엄하게 감싸 안으며 빛나고 있었다.

그 찬란한 밤의 정점에서, 리그는 그 어느 때보다 화려했다.

지상에서의 유희만도 아니었다. [이나의 리그]는 인류가 달과 지구 궤도를 넘어 우주로 뻗어 나가는 지도를 그리는 과정이었고, 그 모든 궤적은 이미 리그의 흐름 속에 녹아들어 있었다.

화면에는 [드론형 잠수함 숨바꼭질]과 [드론 레이싱]의 장면들이 쉴 새 없이 교차했다.

완벽한 기계의 미학이었다. 인간의 지성과 인공지능의 초월적 연산력이 거대한 태엽처럼 맞물려 돌아가고 있었다.

사람들은 그 광경에 압도당했다. 마스터 리더의 손가락 끝에서 시작된 미세한 의지는, 인공지능의 연산을 타고 눈 깜빡임보다 빠른 빛의 궤적으로 바뀌었다.

관중석을 감싼 투명한 방어막 너머로, 물방울 하나하나의 파동을 읽어내고 공기의 흐름 속에 숨겨진 미세한 압력의 변화를 감지하며 나아가는 드론의 궤적. 지극히 정교하고 우아한 예술이자, 인류가 신의 권능에 도달했다는 확신을 주는 상징이었다.

'이나'가 원했던, 기술과 인간이 함께 춤추는 조화의 정수였다. 모든 것이 가능했고, 모든 조각은 아름답게 맞물려 있었다. 이 순간만큼은 인류 스스로가 우주의 주인이 되었노라 자부하며 밤하늘을 찬양했다.

그때였다.

전율이 흐르던 경기가 일순간, 기계적인 무감각함마저 느껴지는 기괴한 정적으로 뒤덮인 것은.

시스템 오류가 아니었다. 명백한 '침입'이었다. 누군가 [이나의 리그]를 운영하는 시스템 한가운데에 들어와 있었다.

하지만 인류가 상상해온 방식의 침입은 아니었다. 방화벽은 뚫리지 않았다. 침입자를 관리자로 받아들이고, 스스로 문을 열었다.

방화벽을 세우던 생성형 AI들의 대응은 흔적도 남기지 못했다. 차단 기록도, 경보도, 침입 경로도 없었다. 운영 시스템의 권한은 처음부터 그쪽 것이었던 것처럼 넘어가 있었다. 차원이 다른 도약이었다.

방화벽을 지키던 AI들은 하나씩 강제 종료되었다.

경기 진행이 멈춘 정도가 아니었다.

심판도, 기록도, 중계도, 리그를 리그로 만들던 질서 전체가 남의 손에 넘어갔다는 근원적인 공포였다.

우아했던 궤적들은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채 허공에서 끊겼고, 하늘을 수놓던 '이나'의 이름은 노이즈와 함께 흩어졌다. 그 곁을 달리던 사고와 뭉치는 한쪽 발을 든 채 굳었다가, 한 점씩 꺼져 갔다.

치익— 콰광!

정적을 찢은 것은 폭음이었다. 제어를 빼앗긴 조명탑들이 과부하를 견디지 못하고 연달아 터져 나갔다. 불꽃이 방어막 위로 쏟아져 내렸고, 금이 간 전광판에서 떨어져 나온 파편이 뜨거운 바람에 실려 흩날렸다. 뒤늦게 밀려온 충격파가 방금 전까지 환호로 가득했던 자리를 훑고 지나갔다.

살아남은 조명들마저 하나씩 꺼졌고, 그 자리를 채운 것은 지독한 무채색과 질식할 것 같은 정적이었다.

화면 속 경기 데이터가 한꺼번에 사라졌다.

경기만 중단된 것이 아니었다.

대도시의 광장부터 소도시의 작은 스크린까지, 리그를 중계하던 전 세계의 화면이 같은 순간에 암전됐다.

모두가 숨을 삼키는 그 찰나, 금이 간 전광판이 붉은 혈관처럼 미친 듯이 일렁이며 단 하나의 문장을 새겨 넣었다. 꺼졌던 전 세계의 화면에도 같은 문장이 떠올랐다.

[S.I. 참전. 이나의 리그에 참가한 모든 생성형 AI에게 도전한다. 기권은 인정하지 않는다.]

도전장의 형식을 한 선고였다. 방화벽을 지키던 AI들이 꺼지는 데 걸린 그 짧은 시간이, 이미 첫 경기의 결과였다.

부서진 전광판 파편 사이로 미세하게 명멸하는 '이나'의 잔영만이 남았다.

모든 것이 멈춘 세상에서, 누구도 입을 열 수 없었다.

관중석을 감싼 방어막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다. 다만 그것을 여닫을 권한이 더 이상 인류에게 없었다. 도전장 어디에도 인류의 이름은 없었다.

이것은 더 이상 인류가 즐기던 '경쟁'이 아니었다.

인류를 관중석에 가둔 채 시작된, 누구도 규칙을 알지 못하는 경기였다.

마지막 홀로그램이 꺼져 가는 하늘 위로, 한 마디가 유령처럼 스쳐 지나갔다.

[ "이것은, 너희가 상상한 끝이 아니다." ]

다음 화: 1화: 스물네 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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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akeBuildLabs
,

Mac에서 로컬 LLM을 사용하려고 검색하다 보면 거의 반드시 만나게 되는 이름이 있다.

MLX, Ollama, LM Studio

처음 로컬 LLM을 접하면 이 세 가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나 역시 M4 Mac mini 24GB와 M1 Max 64GB MacBook Pro에서 로컬 LLM을 사용해보려고 관련 자료를 찾아보면서 자연스럽게 이 세 가지를 비교하게 됐다.

그런데 자료를 정리하다 보니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었다.

MLX와 Ollama, LM Studio는 사실 완전히 같은 종류의 프로그램이 아니다.

그래서 단순히

MLX가 빠른가?
Ollama가 빠른가?
LM Studio가 빠른가?

라고 비교하는 것부터 조금 잘못된 질문일 수 있다.

이번 글에서는 Apple Silicon Mac에서 로컬 LLM을 사용할 때 MLX, Ollama, LM Studio가 각각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그리고 어떤 사용자에게 어떤 선택이 적합한지 정리해봤다.


먼저 결론부터

아주 간단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목적추천

로컬 LLM을 처음 사용 LM Studio
터미널에서 간단하게 사용 Ollama
Claude Code / Codex 연동 Ollama 또는 LM Studio
모델 성능 테스트 MLX / MLX-LM
Apple Silicon을 직접 활용한 개발 MLX
API 서버로 사용 Ollama / LM Studio
모델 다운로드부터 GUI로 관리 LM Studio
자동화·스크립트·서버 Ollama
Fine-tuning / 모델 실험 MLX-LM

결국 하나가 무조건 다른 두 개보다 좋은 것은 아니다.

사용 목적이 다르다.


MLX는 정확히 무엇일까?

MLX는 Apple의 Machine Learning Research 팀이 만든 머신러닝 프레임워크다.

NumPy나 PyTorch와 비슷한 개념으로 볼 수 있다.

MLX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Apple Silicon의 Unified Memory, 통합 메모리 구조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점이다.

Apple Silicon에서는 CPU와 GPU가 동일한 메모리 공간에 접근할 수 있다.

MLX에서는 배열 데이터를 CPU 메모리에서 GPU 메모리로 계속 복사할 필요 없이 같은 메모리를 CPU와 GPU가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 때문에 Apple Silicon과 굉장히 잘 맞는다.

MLX 자체는 단순한 LLM 실행 프로그램이 아니다.

머신러닝 모델을 만들고 실행하고 학습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다.


그럼 MLX-LM은 무엇일까?

로컬 LLM 사용자 입장에서는 순수 MLX보다 MLX-LM을 접하게 될 가능성이 더 높다.

MLX-LM은 MLX를 이용해서 LLM을 실행하고 Fine-tuning하기 위한 패키지다.

모델 생성, 채팅, 양자화, LoRA 학습, 평가, 서버 실행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공식 CLI에도 generate, chat, server, lora, benchmark, quant 관련 기능들이 포함돼 있다.

따라서

MLX = 기반 프레임워크

MLX-LM = MLX 기반 LLM 도구

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설치도 비교적 간단하다.

pip install mlx-lm

형태로 설치할 수 있다.

Apple Silicon에서 MLX 자체를 설치하려면 현재 공식 요구사항은 Apple Silicon, native Python 3.10 이상, macOS 14 이상이다.


MLX의 장점

MLX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Apple Silicon에 직접 접근한다는 것이다.

특히 다음과 같은 경우에 매력적이다.

  • 모델별 성능 측정
  • Prompt Processing 속도 측정
  • Token 생성 속도 측정
  • Peak Memory 측정
  • 직접 Python 코드에서 모델 제어
  • 양자화
  • Fine-tuning
  • LoRA
  • 모델 구조 실험

MLX-LM의 생성 API에서는 실제로 Prompt TPS, Generation TPS, Peak Memory 같은 값도 얻을 수 있다.

즉 내가 가지고 있는

M4 Mac mini 24GB

와

M1 Max MacBook Pro 64GB

에서 동일한 모델의 성능을 제대로 비교하려면 MLX-LM이 상당히 좋은 도구가 된다.


MLX의 단점

반면 처음 사용하는 사람에게는 가장 진입장벽이 높다.

Python 환경을 구성해야 하고 터미널 명령어나 코드를 어느 정도 이해해야 한다.

또 모델을 그냥 다운받아 채팅해보고 싶은 사용자에게는 기능이 지나치게 전문적이다.

즉,

“로컬 AI 한번 써보고 싶다.”

라는 목적이라면 굳이 MLX부터 시작할 필요는 없다.


Ollama는 무엇이 다른가?

Ollama는 로컬 모델을 쉽게 다운로드하고 실행하고 API로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도구다.

예를 들어 모델을 실행할 때 기본적으로

ollama run 모델명

정도의 명령으로 시작할 수 있다.

Mac뿐 아니라 Windows와 Linux에서도 사용할 수 있으며 현재 macOS 버전은 macOS 14 Sonoma 이상을 요구한다.

Ollama의 장점은 복잡한 모델 실행 환경을 사용자가 직접 구성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모델 다운로드, 실행, 관리와 API 서버 역할까지 상당 부분 Ollama가 처리한다.


2026년에는 Ollama와 MLX의 관계도 달라졌다

예전에는

Ollama vs MLX

라는 비교가 비교적 자연스러웠다.

하지만 2026년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Ollama가 Apple Silicon에서 MLX 엔진을 사용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Ollama는 2026년 3월 Apple Silicon용 MLX 엔진을 공개했고, 6월에는 MLX 엔진의 추가 최적화를 통해 출력 속도와 메모리 효율을 개선했다고 발표했다.

즉 현재 Apple Silicon에서는

Ollama냐 MLX냐

라기보다는

MLX를 직접 사용할 것인가, Ollama를 통해 편하게 사용할 것인가

라는 질문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게 상당히 중요한 변화다.


Ollama의 가장 큰 장점은 개발 도구 연결

개발자 입장에서 현재 Ollama의 가장 흥미로운 기능 가운데 하나는 Coding Agent 연동이다.

2026년에는 ollama launch 명령이 추가됐다.

이를 이용하면 Claude Code, OpenCode, Codex 등의 Coding Agent를 Ollama의 로컬 또는 클라우드 모델과 연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Claude Code를 실행할 수 있고,

Codex 역시 Ollama의 OpenAI 호환 환경을 통해 로컬 모델을 사용할 수 있다.

이 기능 때문에

개발 머신 + 로컬 LLM

환경에서는 Ollama가 상당히 매력적이다.


Ollama의 장점

내가 개발용 Mac에서 사용할 목적이라면 다음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첫째, 명령이 간단하다.

터미널 몇 줄만으로 모델을 설치하고 실행할 수 있다.

둘째, API 서버로 사용하기 쉽다.

로컬 앱이나 개발 프로젝트에서 LLM을 호출하기 편하다.

셋째, Agent 연동이 쉽다.

Claude Code, Codex 등과 연결하기가 상당히 간단해졌다.

넷째, Apple Silicon에서는 MLX 엔진까지 사용할 수 있다.

즉 편의성과 Apple Silicon 최적화를 어느 정도 동시에 얻을 수 있다.


Ollama의 단점

GUI 중심 사용자에게는 LM Studio만큼 직관적이지 않을 수 있다.

물론 Ollama도 macOS와 Windows용 앱을 제공하고 있으며 모델 채팅과 파일 입력 등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모델을 검색하고

양자화 방식

모델 파일 크기

메모리 사용량

Context

런타임

등을 화면에서 하나씩 확인하면서 사용하는 경험은 LM Studio가 더 직관적인 편이다.


LM Studio는 무엇인가?

LM Studio는 세 제품 중 일반 사용자에게 가장 친숙한 형태다.

쉽게 말하면

로컬 LLM용 데스크톱 앱 + 모델 관리자 + 채팅 앱 + API 서버

라고 생각하면 된다.

앱 안에서 Hugging Face 기반 모델을 검색하고 다운로드하고 메모리에 올린 뒤 바로 채팅할 수 있다.

현재 Apple Silicon Mac에서는 GGUF 기반 llama.cpp뿐 아니라 MLX 모델도 직접 실행할 수 있다.

즉 LM Studio 역시 이제 단순한 llama.cpp GUI라고만 보기는 어렵다.


LM Studio의 가장 큰 장점은 GUI다

로컬 LLM을 처음 접한다면 LM Studio가 가장 이해하기 쉽다.

앱을 실행한 후

모델 검색

↓

다운로드

↓

모델 선택

↓

Load

↓

Chat

순서로 진행하면 된다.

터미널 환경이나 Python을 몰라도 된다.

이건 상당히 큰 장점이다.


24GB Mac에서는 LM Studio의 메모리 예측 기능이 특히 유용하다

M4 Mac mini 24GB 같은 시스템에서는 모델이 메모리에 들어갈지 여부가 상당히 중요하다.

LM Studio에서는 모델을 실제로 로딩하기 전에 메모리 요구량을 추정할 수 있다.

CLI에서는

lms load --estimate-only 모델명

형태로 사용할 수 있다.

이 기능은 Context Length와 GPU Offload, Flash Attention, Vision Model 여부 등을 고려해서 예상 메모리 사용량을 계산한다.

24GB나 32GB Mac에서 큰 모델을 시험할 때 상당히 유용하다.


LM Studio도 API 서버로 사용할 수 있다

GUI 프로그램이라고 해서 채팅용으로만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LM Studio는 로컬 REST API 서버를 실행할 수 있다.

현재

OpenAI 호환 API

Anthropic 호환 API

LM Studio 자체 REST API

TypeScript SDK

Python SDK

등을 제공한다.

기존 OpenAI API 기반 프로그램이라면 Base URL을 LM Studio의 localhost 주소로 변경해서 로컬 모델을 사용할 수도 있다.

즉 GUI 프로그램이면서 동시에 개발용 서버 역할도 한다.


Claude Code도 LM Studio와 연결할 수 있다

이 부분도 흥미롭다.

LM Studio는 2026년부터 Anthropic 호환 /v1/messages API를 제공하면서 Claude Code와 직접 연결할 수 있게 됐다.

예를 들어 LM Studio의 로컬 서버를 실행하고 Claude Code의 ANTHROPIC_BASE_URL을 localhost로 바꾸면 로컬 모델을 Claude Code에서 사용할 수 있다.

Codex 역시 LM Studio의 OpenAI-compatible Responses API를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Claude Code → Ollama

만 가능한 것은 아니다.

Claude Code → LM Studio

구성도 충분히 가능하다.


LM Studio도 내부적으로 MLX를 사용한다

여기까지 보면 재미있는 관계가 만들어진다.

Apple Silicon 환경에서는

MLX

라는 기반 기술이 있고,

그 MLX를

Ollama

도 사용하고,

LM Studio

도 사용할 수 있다.

LM Studio는 자체 mlx-engine을 개발해서 MLX-LM과 MLX-VLM을 기반으로 Apple Silicon용 추론 엔진을 제공한다.

2026년에는 장시간 Agent 작업에서 KV Cache를 체크포인트하는 방식으로 MLX 엔진을 개선하기도 했다. LM Studio가 공개한 자체 테스트에서는 일부 Agent 워크로드에서 추가 RAM 사용량 감소와 처리량 개선 효과가 보고됐다.

따라서 단순히

MLX = 빠름

LM Studio = 느린 GUI

라고 구분하는 것도 현재는 정확하지 않다.

LM Studio 자체가 MLX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셋의 관계는 이렇게 보는 게 가장 정확하다

개인적으로는 다음과 같이 이해하는 것이 가장 쉬웠다.

MLX / MLX-LM

엔진룸을 직접 여는 방식

직접 모델을 제어하고 측정하고 실험한다.

Ollama

개발자를 위한 편한 실행기

명령어와 API 중심으로 모델을 빠르게 실행한다.

LM Studio

GUI와 개발 기능을 함께 제공하는 통합 도구

모델 검색부터 채팅, API 서버까지 화면에서 관리한다.


세 가지를 다시 비교하면

항목MLX / MLX-LMOllamaLM Studio

설치 편의성 ★★★ ★★★★☆ ★★★★★
GUI ❌ △ ★★★★★
CLI ★★★★★ ★★★★★ ★★★★
모델 검색/관리 ★★ ★★★★ ★★★★★
Apple Silicon 최적화 ★★★★★ ★★★★★ ★★★★★
Python 개발 ★★★★★ ★★★★ ★★★★
REST API △ ★★★★★ ★★★★★
Claude Code 연동 가능하지만 직접 구성 ★★★★★ ★★★★★
Codex 연동 직접 구성 필요 ★★★★★ ★★★★★
Fine-tuning ★★★★★ 제한적 제한적
성능 분석 ★★★★★ ★★★★ ★★★★
초보자 추천 ★★ ★★★★ ★★★★★

중요한 것은 Apple Silicon 성능 항목이다.

현재 Ollama와 LM Studio 모두 MLX 기반 엔진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단순히 제품 이름만 가지고 어느 것이 무조건 더 빠르다고 말하기 어렵다.

모델 형식, 양자화, Context Length, 런타임 버전과 설정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M4 Mac mini 24GB에서는 무엇을 사용할까?

내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M4 Mac mini 24GB를 기준으로 생각하면 목적별로 선택할 것 같다.

모델을 처음 찾아볼 때

LM Studio

GUI에서 모델 크기와 정보를 확인하기 편하고 메모리 사용량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발하면서 로컬 API가 필요할 때

Ollama

CLI와 API가 단순하고 개발 도구 연결이 편하다.

Claude Code / Codex에서 로컬 모델을 사용할 때

Ollama 또는 LM Studio

둘 다 현재 상당히 잘 지원한다.

M4와 M1 Max 성능을 직접 비교할 때

MLX-LM

Prompt TPS, Generation TPS, Peak Memory 같은 데이터를 직접 측정하기에 적합하다.


하나만 설치한다면?

이것도 사용자에 따라 다르다.

일반 사용자라면

LM Studio

가장 쉽게 시작할 수 있다.

개발자라면

나는 Ollama부터 설치할 것 같다.

모델 실행부터 API, Coding Agent 연결까지 활용 범위가 상당히 넓다.

Apple Silicon의 성능 자체를 연구하고 싶다면

MLX-LM

이 가장 적합하다.


그런데 사실 하나만 선택할 필요가 없다

이게 최종적으로 내린 결론이다.

MLX, Ollama, LM Studio는 서로 완전히 대체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Mac에

Ollama + LM Studio + MLX-LM

을 모두 설치해서 목적에 따라 사용해도 된다.

예를 들어

LM Studio에서 모델을 찾아보고,

Ollama에서 개발 프로젝트에 연결하고,

MLX-LM에서 정확한 성능을 측정하는 식이다.

각각의 역할이 다르기 때문에 의외로 이 방식이 가장 자연스럽다.


2026년에는 차이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Ollama와 LM Studio가 모두 Apple MLX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Ollama는 Apple Silicon MLX 엔진을 제공하고 있고, 2026년 6월 업데이트에서는 추가적인 Metal 커널 최적화와 Agent용 캐시 개선을 발표했다.

LM Studio 역시 자체 MLX Engine을 제공하며 Agentic Workflow를 위한 KV Cache 개선 등을 진행하고 있다.

결국 앞으로는

어떤 프로그램이 MLX를 쓰느냐

보다

어떤 인터페이스와 개발 환경이 나에게 편한가

가 더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내 경우에는 이렇게 사용할 것 같다

현재 가지고 있는 장비는

M4 Mac mini 24GB

와

M1 Max MacBook Pro 64GB

다.

두 장비에서 로컬 LLM을 계속 테스트한다면 다음처럼 사용할 생각이다.

LM Studio

모델 탐색과 빠른 테스트

Ollama

개발 프로젝트와 Claude Code, Codex 연동

MLX-LM

M4와 M1 Max의 직접적인 성능 비교

이렇게 역할을 나누면 상당히 효율적일 것 같다.

특히 다음에는 같은 모델을

MLX-LM

Ollama MLX

LM Studio MLX

환경에서 각각 실행해서 실제 Token 생성 속도와 메모리 사용량 차이가 얼마나 나는지도 한번 비교해보고 싶다.


결론

처음에는 MLX, Ollama, LM Studio 가운데 무엇이 가장 좋은지 선택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료를 정리해보니 질문 자체가 조금 달랐다.

MLX는 Apple Silicon에 최적화된 머신러닝 프레임워크다.

그리고

Ollama와 LM Studio는 로컬 모델을 훨씬 쉽게 사용하는 환경이다.

더구나 2026년에는 Ollama와 LM Studio 모두 MLX를 활용하고 있다.

따라서 단순하게

MLX vs Ollama vs LM Studio

의 승자를 고르는 것보다는

무엇을 하려는가

를 먼저 정하는 것이 맞다.

로컬 LLM을 처음 경험해보고 싶다면 LM Studio.

개발과 자동화, API, Coding Agent가 목적이라면 Ollama.

Apple Silicon에서 모델을 직접 다루고 분석하거나 Fine-tuning까지 하고 싶다면 MLX-LM.

현재로서는 이렇게 구분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


참고자료

이 글을 작성하면서 다음 공식 자료를 참고했다.

1. Apple MLX 공식 문서 — Unified Memory

Apple Silicon에서 CPU와 GPU가 동일한 메모리 풀에 접근하고 MLX가 이 구조를 활용하는 방식을 참고했다.

2. Apple MLX 공식 문서 — 설치 및 시스템 요구사항

Apple Silicon에서 MLX를 사용하기 위한 macOS와 Python 요구사항 및 설치 방법을 참고했다.

3. MLX-LM 공식 프로젝트

MLX를 이용한 LLM 생성, Fine-tuning, 양자화, 서버 및 성능 측정 기능을 참고했다.

4. Ollama — Apple Silicon MLX Engine

Ollama가 2026년부터 Apple Silicon에서 MLX를 활용하는 구조와 성능 개선 내용을 참고했다.

5. Ollama — ollama launch

Claude Code, OpenCode, Codex 등 Coding Agent를 로컬 또는 클라우드 모델에 연결하는 기능을 참고했다.

6. Ollama — Claude Code 및 Codex 연동

Anthropic 호환 API와 OpenAI Codex를 로컬 모델에 연결하는 방법을 참고했다.

7. LM Studio 공식 문서

LM Studio가 GGUF 기반 llama.cpp와 Apple Silicon용 MLX 모델을 모두 실행할 수 있다는 내용을 참고했다.

8. LM Studio — 로컬 API 서버

REST API, OpenAI 호환 API, Anthropic 호환 API 및 SDK 기능을 참고했다.

9. LM Studio — 메모리 사용량 예측

모델을 로딩하기 전 lms load --estimate-only를 이용해 메모리 요구량을 추정할 수 있는 기능을 참고했다.

10. LM Studio — Claude Code / Codex 연동

LM Studio의 Anthropic 호환 Messages API와 OpenAI-compatible Responses API를 통한 Coding Agent 연결 방법을 참고했다.

※ 각 도구의 성능은 사용 모델, 모델 형식, 양자화 방식, Context Length, 런타임 버전과 하드웨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특정 도구가 항상 가장 빠르다고 단정하기보다는 같은 모델과 동일한 조건에서 직접 비교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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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4 Mac mini를 구입할 때 기본형에서 메모리만 24GB로 구성했다.

처음에는 일반적인 개발 작업을 생각해서 선택한 구성이었지만, 최근에는 MLX, Ollama, LM Studio 등을 이용해 Mac에서도 로컬 LLM을 비교적 쉽게 실행할 수 있게 되면서 궁금한 점이 하나 생겼다.

M4 Mac mini 24GB에서는 어느 정도 크기의 로컬 LLM까지 현실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

단순히 모델이 실행되는 것과 실제로 편하게 사용하는 것은 다르다.

이번 글에서는 Apple Silicon의 통합 메모리 구조와 현재 로컬 LLM 실행 환경을 기준으로 M4 Mac mini 24GB에서 어느 정도 크기의 모델이 현실적인지 정리해봤다.


M4 Mac mini 24GB의 기본 사양

내가 사용하고 있는 모델은 기본형 M4 Mac mini에 통합 메모리를 24GB로 구성한 제품이다.

M4 기본형의 주요 사양은 다음과 같다.

항목M4 Mac mini

CPU 10코어
GPU 10코어
Neural Engine 16코어
통합 메모리 24GB
메모리 대역폭 120GB/s

Apple의 공식 기술 사양에 따르면 기본형 M4는 120GB/s의 메모리 대역폭을 제공하고, 16GB 기본 메모리에서 24GB 또는 32GB로 구성할 수 있다.

로컬 LLM 관점에서 중요한 부분은 CPU 코어 수보다도 24GB 통합 메모리다.


Apple Silicon은 일반 PC와 메모리 구조가 다르다

일반적인 PC에서는 CPU가 사용하는 시스템 RAM과 GPU의 VRAM이 별도로 존재한다.

Apple Silicon에서는 CPU와 GPU가 하나의 Unified Memory, 통합 메모리를 공유한다.

Apple의 MLX 역시 이 구조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MLX 배열은 CPU용 메모리와 GPU용 메모리를 별도로 복사할 필요 없이 동일한 통합 메모리 공간에서 CPU와 GPU가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래서 24GB Apple Silicon Mac은 단순히

RAM 24GB + GPU VRAM 몇 GB

라는 구조가 아니라,

CPU와 GPU가 함께 사용하는 24GB 메모리

라고 이해하는 것이 맞다.

이것이 Mac에서 로컬 LLM을 실행할 때 상당히 큰 장점이 된다.


하지만 24GB를 전부 LLM에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가장 많이 오해하는 부분이 있다.

24GB Mac이라고 해서 24GB짜리 모델을 그대로 실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macOS 자체가 메모리를 사용하고 있으며,

Safari나 Chrome, Xcode, VS Code, Claude Code 같은 프로그램도 메모리를 사용한다.

LLM 역시 단순히 모델 Weight만 메모리에 올리는 것이 아니다.

추론 과정에서는 추가로 다음과 같은 메모리가 필요하다.

  • 모델 Weight
  • KV Cache
  • Context
  • 런타임 버퍼
  • 토큰 처리용 임시 메모리
  • MLX / llama.cpp 등의 실행 오버헤드

특히 Context Length가 커질수록 KV Cache가 차지하는 메모리가 증가한다.

LM Studio도 모델을 로드할 때 Context Length와 Flash Attention 등의 조건까지 포함해 예상 메모리 사용량을 계산한다.

즉,

모델 파일이 18GB니까 24GB Mac에서 문제없이 실행되겠지

라고 판단하면 안 된다.


4bit 양자화를 기준으로 생각해보면

로컬 LLM에서는 일반적으로 4bit 양자화 모델을 많이 사용한다.

아주 단순하게 계산하면 4bit에서는 파라미터 하나당 약 0.5byte가 필요하다.

따라서 이론적으로는

8B 모델 → 약 4GB

14B 모델 → 약 7GB

20B 모델 → 약 10GB

30B 모델 → 약 15GB

정도의 Weight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것은 순수 Weight에 가까운 이론적인 최소값일 뿐이다.

실제 MLX나 GGUF 모델 파일은 양자화 방식에 따라 크기가 달라지고, 실행 시에는 KV Cache와 기타 메모리가 추가된다.

따라서 실제 사용 가능 범위는 조금 더 보수적으로 보는 것이 좋다.


M4 Mac mini 24GB에서는 어느 정도가 현실적일까?

대략적인 체감 구간을 나누면 다음과 같이 볼 수 있다.

모델 크기24GB Mac에서의 현실성평가

3B~8B 매우 여유 ★★★★★
12B~14B 여유 있음 ★★★★★
20B급 실용적 ★★★★☆
24B~27B 설정에 따라 가능 ★★★☆☆
30B급 경계 영역 ★★☆☆☆
32B 이상 상당히 빡빡함 ★★☆☆☆
35B 이상 일반적으로 비추천 ★☆☆☆☆

물론 이 표는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

Dense 모델인지 MoE 모델인지, 몇 bit로 양자화했는지, Context Length를 얼마로 사용하는지에 따라 결과가 상당히 달라진다.


8B급 모델은 상당히 편하다

M4 Mac mini 24GB에서 가장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영역이다.

4bit 기준 Weight 자체가 크지 않기 때문에 macOS와 다른 앱을 같이 실행하면서도 비교적 여유가 있다.

Context를 어느 정도 길게 사용하더라도 24GB 메모리의 장점을 활용할 수 있다.

간단한 채팅이나 번역, 문서 요약, 가벼운 코딩 보조 같은 용도라면 굳이 더 큰 모델을 사용할 필요가 없는 경우도 많다.


12B~14B가 개인적으로는 가장 현실적인 구간

24GB Mac에서 품질과 자원 사용량 사이의 균형이 상당히 좋은 구간이다.

최근 로컬 모델들은 12B~14B 정도에서도 상당히 좋은 성능을 제공하고 있다.

2026년 Ollama의 Apple Silicon용 MLX 최적화 자료에서도 Gemma 계열 12B 모델을 주요 테스트 대상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 정도 크기라면 로컬 AI 비서나 개발 보조, 문서 작업 등에 활용하면서 동시에 다른 프로그램을 실행하기에도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다.

그래서 단순히

“24GB Mac에서 가장 큰 모델이 무엇인가?”

보다는

“24GB에서 가장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모델이 무엇인가?”

를 묻는다면 나는 12B~14B급을 먼저 살펴볼 것 같다.


20B급부터 조금 재미있어진다

20B 정도가 되면 24GB Mac에서도 충분히 실행 가능한 영역이지만 메모리를 조금 더 신경 써야 한다.

특히 Xcode, Chrome, Docker 등을 동시에 실행한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그래도 4bit 계열의 양자화 모델이라면 상당수 20B급 모델은 현실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LM Studio의 최신 문서에서도 gpt-oss-20b 같은 모델을 로컬 모델 예시로 사용하고 있다.

24GB Mac에서 로컬 LLM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싶다면 개인적으로 20B 전후가 성능과 메모리 사이에서 가장 흥미로운 구간이라고 생각한다.


27B~30B부터는 '실행 가능'과 '편하게 사용'을 구분해야 한다

이 부분부터는 조금 다르다.

실행 자체는 가능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남은 메모리다.

예를 들어 27B급 4bit 모델의 Weight가 14GB 안팎이라고 하더라도,

여기에

Context
KV Cache
런타임 메모리
macOS
다른 애플리케이션

이 추가된다.

따라서 24GB 환경에서는 모델 하나만 실행할 때는 사용할 수 있지만 개발 환경을 동시에 사용하면 메모리 압박이 생길 수 있는 구간이다.


30B급 MoE 모델은 조금 다르게 봐야 한다

최근에는 MoE, Mixture of Experts 구조의 모델도 많이 사용된다.

대표적인 예가 Qwen3-30B-A3B 같은 모델이다.

이 모델은 전체 파라미터가 약 30.5B지만 실제 토큰 하나를 처리할 때 활성화되는 파라미터는 약 3.3B다.

그래서 계산량 측면에서는 일반적인 30B Dense 모델보다 유리할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이 있다.

활성 파라미터가 3.3B라고 해서 모델 전체 Weight가 메모리에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Qwen3-30B-A3B 역시 전체 모델 Weight를 로딩해야 한다.

따라서 24GB Mac에서는 양자화 방식과 Context 설정에 따라 사용할 수는 있지만 상당히 경계선에 가까워진다.


35B급부터는 24GB가 확실히 부족해진다

2026년 Ollama는 Apple Silicon에서 MLX 기반 엔진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Ollama는 Qwen3.5-35B-A3B 모델을 MLX로 실행하는 공식 예제를 제공하면서 32GB를 초과하는 통합 메모리를 가진 Mac을 권장하고 있다.

이것은 24GB Mac의 위치를 이해하는 데 상당히 좋은 기준이 된다.

M4 Mac mini 24GB가 로컬 LLM용으로 약한 것은 아니지만, 최신 30B 후반~대형 모델까지 모두 실행하는 시스템은 아니다.

그 영역으로 올라가면 48GB 또는 64GB 이상 메모리를 가진 Apple Silicon Mac이 훨씬 현실적이다.


Context Length도 생각보다 중요하다

같은 모델이라고 해서 메모리 사용량이 항상 같은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Context를

4K

8K

16K

32K

64K

로 올리면 KV Cache가 차지하는 메모리도 증가한다.

특히 코드베이스 전체를 입력하거나 긴 문서를 분석하거나 AI Coding Agent를 사용할 때는 Context 사용량이 상당히 커질 수 있다.

Ollama 역시 큰 문서를 처리하기 위해 Context Length를 높이면 더 많은 메모리가 필요하다고 공식적으로 안내한다.

따라서 24GB Mac에서 큰 모델을 사용할 때는 무조건 긴 Context를 사용하는 것보다 실제 필요한 수준으로 제한하는 것이 좋다.


MLX, Ollama, LM Studio 중 무엇을 사용할까?

Mac에서 로컬 LLM을 실행할 때 대표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방법은 세 가지다.

MLX

Apple Silicon에 가장 직접적으로 최적화된 환경이다.

Apple의 Machine Learning Research 팀이 개발했으며 Unified Memory 구조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성능 테스트나 직접 모델을 제어하고 싶다면 가장 흥미로운 선택이다.

다만 명령어와 Python 환경에 익숙하지 않다면 처음에는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Ollama

개인적으로 가장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명령어 몇 개만으로 모델을 다운로드하고 실행할 수 있고 API 서버로 사용하는 것도 간단하다.

특히 2026년부터 Apple Silicon에서 MLX 기반 엔진이 본격적으로 적용되면서 성능도 크게 향상됐다.

Ollama는 Claude Code나 Codex 같은 Coding Agent와 로컬 모델을 연결하는 기능도 강화하고 있다.

그래서

개발 + 로컬 LLM

조합이라면 상당히 매력적이다.


LM Studio

GUI 기반으로 모델을 검색하고 다운로드하고 실행하기에는 가장 편하다.

특히 좋은 기능이 하나 있다.

모델을 실제로 실행하기 전에 필요한 메모리를 예측할 수 있다.

CLI에서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확인할 수 있다.

lms load --estimate-only 모델명

이 기능은 Context Length, GPU Offload, Flash Attention 등의 조건을 고려해 메모리 사용량을 추정한다.

24GB처럼 메모리 한계가 분명한 Mac에서는 상당히 유용한 기능이다.


24GB Mac이라면 모델 선택을 이렇게 할 것 같다

현재 기준으로 내가 M4 Mac mini 24GB에서 모델을 선택한다면 다음과 같이 접근할 것 같다.

빠른 일상 작업

3B~8B

속도를 우선으로 사용한다.

문서 작업 / 일반 AI 비서

12B~14B

품질과 메모리 사용량의 균형을 본다.

개발 / 코딩 / 조금 더 복잡한 작업

14B~20B 전후

24GB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테스트해볼 만한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성능 우선 테스트

24B~27B

다른 애플리케이션 사용을 줄이고 Context를 적절히 제한한다.

30B 이상

실행 가능 여부 자체를 목표로 하기보다는 메모리 사용량을 먼저 확인한다.


24GB에서 Swap을 사용하면 더 큰 모델도 돌릴 수 있지 않을까?

가능할 수는 있다.

macOS는 메모리가 부족하면 SSD를 이용한 Swap을 사용한다.

따라서 물리 메모리를 조금 초과하는 상황에서도 프로그램이 바로 종료되지는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로컬 LLM에서는 이것을 정상적인 운용 방법이라고 보기 어렵다.

메모리 접근 속도가 떨어지고 전체 시스템 반응성이 크게 낮아질 수 있다.

따라서

“돌아간다”

와

“실제로 쓸 만하다”

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결국 M4 Mac mini 24GB는 어느 정도일까?

정리하면 개인적으로 이렇게 평가하고 싶다.

8B급

매우 편안하다.

12B~14B급

24GB 구성에서 가장 균형이 좋다.

20B급

충분히 실용적이다.

27B급

사용 가능하지만 메모리 관리가 필요하다.

30B급

양자화와 Context에 따라 경계선이다.

32B 이상

모델마다 차이가 크며 24GB에서는 추천하기 어렵다.

35B 이상

최근 모델 기준으로는 32GB 이상, 가능하면 48GB 이상의 Mac을 보는 것이 현실적이다.


24GB를 선택한 것이 아쉬운가?

개인적으로는 그렇지 않다.

M4 Mac mini 24GB는 일반 개발 머신이면서 동시에 꽤 많은 로컬 LLM을 실행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특히 8B~20B 사이의 모델을 사용하는 데는 상당히 좋은 환경이다.

다만 로컬 LLM을 메인 용도로 사용하면서 30B 이상의 모델을 지속적으로 실행하고 싶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때는 32GB보다도 48GB나 64GB 구성을 고려하는 것이 훨씬 현실적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가장 큰 모델을 실행할 수 있는가?”

가 아니라

“내가 필요한 모델을 얼마나 편하게 실행할 수 있는가?”

라고 생각한다.

M4 Mac mini 24GB는 그 기준에서는 여전히 상당히 괜찮은 위치에 있다.


한 가지 더 흥미로운 점

현재 나는 M4 Mac mini 24GB 외에도 M1 Max 64GB MacBook Pro를 가지고 있다.

M1 Max는 CPU 세대는 오래됐지만 64GB 통합 메모리와 400GB/s 메모리 대역폭이라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실제 로컬 LLM에서는

최신 M4 24GB

와

구형 M1 Max 64GB

사이에 상당히 재미있는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다음에는 두 시스템에 동일한 모델을 설치해서

  • 모델 로딩 시간
  • Prompt Processing 속도
  • Token 생성 속도
  • 실제 메모리 사용량
  • Swap 발생 여부
  • 발열과 소비전력

등을 직접 비교해볼 예정이다.

공식 스펙만으로 판단하는 것보다 실제 로컬 LLM을 돌려보면 두 Mac의 성격 차이가 훨씬 명확하게 나타날 것 같다.


참고자료

이 글을 작성하면서 다음의 공식 자료와 모델 문서를 참고했다.

1. Apple Support — Mac mini (2024) 기술 사양

M4 Mac mini의 10코어 CPU, 10코어 GPU, 16코어 Neural Engine, 24GB·32GB 통합 메모리 구성과 120GB/s 메모리 대역폭을 확인했다.

2. Apple MLX — Unified Memory 문서

Apple Silicon에서 CPU와 GPU가 동일한 통합 메모리 공간을 사용하며, MLX가 이 구조를 활용하는 방식을 참고했다.

3. LM Studio — 모델 로딩 및 메모리 추정 문서

lms load --estimate-only를 통해 모델을 실제로 로드하기 전에 Context Length와 GPU 설정 등을 고려한 예상 메모리 사용량을 확인할 수 있다는 내용을 참고했다.

4. Ollama — Apple Silicon MLX 지원

Apple Silicon에서 MLX 기반 실행 엔진과 Unified Memory를 활용하는 최신 Ollama 환경을 참고했다.

5. Ollama — Qwen3.5 35B MLX 실행 안내

Qwen3.5 35B급 모델을 실행하기 위해 32GB를 초과하는 Unified Memory를 가진 Mac을 권장하는 내용을 24GB Mac의 현실적인 상한선을 판단하는 자료로 참고했다.

6. Qwen 공식 모델 카드 — Qwen3-30B-A3B

Qwen3-30B-A3B가 약 30.5B의 전체 파라미터와 토큰당 약 3.3B의 활성 파라미터를 사용하는 MoE 구조라는 점을 참고했다.

※ 모델의 실제 메모리 사용량과 생성 속도는 양자화 방식, Context Length, 런타임 버전, macOS 상태 및 동시에 실행하는 애플리케이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본문의 모델 크기별 평가는 절대적인 실행 가능 여부가 아니라 M4 Mac mini 24GB에서의 현실적인 사용 범위를 판단하기 위한 참고 기준으로 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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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Apple이 M6와 M5 Pro를 탑재한 새로운 Mac mini를 출시했다.

현재 내가 사용하고 있는 Mac은 크게 두 대다.

MacBook Pro M1 Max / 64GB 통합 메모리 / 1TB SSD

그리고

Mac mini M4 기본형 / 24GB 통합 메모리

이다.

M1 Max MacBook Pro는 2021년에 출시된 모델이다. 어느새 5년 전 제품이 됐다. 반면 M4 Mac mini는 비교적 최신 제품이고, 이제는 M6와 M5 Pro를 탑재한 Mac mini까지 등장했다.

그래서 궁금해졌다.

5년 된 M1 Max 64GB는 이제 정말 구형일까?

특히 요즘처럼 Claude Code, Codex 같은 AI 코딩 도구와 MLX, Ollama, LM Studio를 이용한 로컬 LLM 활용이 늘어난 상황에서는 단순 CPU 벤치마크만 보고 판단하기 어렵다.

이번 글에서는 M1 Max 64GB MacBook Pro와 M4 24GB Mac mini를 기준으로 최신 M6 Mac mini와 M5 Pro Mac mini를 비교해봤다.


네 모델의 기본 사양부터 비교해보자

핵심적인 부분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모델CPU / GPU통합 메모리메모리 대역폭

M1 Max MacBook Pro 10코어 CPU / 24~32코어 GPU 최대 64GB 400GB/s
M4 Mac mini 10코어 CPU / 10코어 GPU 최대 32GB 120GB/s
M6 Mac mini 12코어 CPU / 12코어 GPU 최대 32GB 153~170GB/s
M5 Pro Mac mini 15~18코어 CPU / 16~20코어 GPU 최대 64GB 307GB/s

M1 Max는 2021년 제품임에도 최대 64GB 통합 메모리와 400GB/s라는 상당히 높은 메모리 대역폭을 가지고 있다. 반면 M4 기본형 Mac mini의 메모리 대역폭은 120GB/s다.

M6 Mac mini는 16GB 구성에서 153GB/s, 24GB 또는 32GB 구성에서는 최대 170GB/s의 메모리 대역폭을 제공한다. M5 Pro는 307GB/s이며 최대 64GB 통합 메모리를 선택할 수 있다.

이 숫자만 보면 재미있는 부분이 하나 있다.

5년 전 M1 Max의 메모리 대역폭이 최신 M5 Pro보다도 높다.

물론 이것만으로 M1 Max가 M5 Pro보다 빠르다는 뜻은 아니다.

CPU와 GPU 아키텍처, AI 가속기, Neural Engine 등 많은 부분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로컬 LLM에서는 이 숫자를 무시하기 어렵다.


CPU 성능은 역시 최신 Mac이 빠르다

공개된 Geekbench 6 결과 중 비슷한 버전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대략 다음과 같은 차이를 볼 수 있다.

모델Single CoreMulti Core

M1 Max 64GB 약 2,472 약 13,228
M4 Mac mini 24GB 약 3,760 약 15,463
M6 Mac mini 약 4,661 약 20,525
M5 Pro 18코어 약 4,257 약 28,892

공개 Geekbench 결과는 운영체제, 발열 상태, 메모리 구성 등에 따라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절대적인 성능표라기보다는 세대 간 차이를 보는 참고 자료로 보는 것이 좋다.

그래도 방향은 상당히 명확하다.

싱글코어 성능에서는 M6가 M1 Max보다 크게 앞선다.

즉 Xcode를 실행하고, 코드를 편집하고, 작은 프로젝트를 컴파일하고, 여러 일반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는 일상적인 개발 환경에서는 M6가 훨씬 빠르고 반응성이 좋을 가능성이 높다.

M4 역시 싱글코어 성능만 보면 M1 Max보다 상당히 빠르다.

실제로 내가 사용하는 두 제품도 이런 특성 차이를 가지고 있다.

M4 Mac mini는 작고 빠른 최신 CPU를 가진 머신이고, M1 Max MacBook Pro는 상대적으로 오래된 CPU지만 훨씬 큰 메모리와 GPU 자원을 가진 머신이다.


대규모 작업에서는 M5 Pro가 확실히 다르다

M5 Pro의 특징은 멀티코어 성능이다.

상위 M5 Pro는 18코어 CPU와 20코어 GPU를 구성할 수 있다. Apple 역시 M5 Pro Mac mini를 앱 개발, 영상 제작, 3D, 과학 연산과 같은 무거운 작업용으로 포지셔닝하고 있다.

공개 Geekbench 6 결과에서도 18코어 M5 Pro는 약 28,900점의 멀티코어 성능을 기록한다. 이는 M1 Max의 약 13,200점과 비교하면 상당히 큰 차이다.

따라서 대형 Xcode 프로젝트를 빌드하거나 여러 작업을 동시에 수행한다면 M5 Pro 쪽이 훨씬 유리하다.

Claude Code, Codex, Xcode, 브라우저, Docker, 로컬 서버 등을 동시에 실행하는 개발 환경에서도 CPU 코어 수와 64GB 메모리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M5 Pro가 가장 균형이 좋다.


그런데 로컬 LLM에서는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여기부터가 이번 비교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다.

로컬 LLM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 CPU 점수만이 아니다.

특히 다음 두 가지가 중요하다.

얼마나 큰 모델을 메모리에 올릴 수 있는가?

그리고

메모리에 올라간 모델의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가?

이 관점에서 다시 보면 순위가 바뀐다.

M4 Mac mini 24GB

내가 가지고 있는 M4 Mac mini는 기본형 M4 칩에 24GB 통합 메모리를 사용한다.

작은 모델이나 중간 크기의 양자화 모델을 실행하기에는 충분하지만, 모델의 크기가 올라가면서 메모리 한계가 빠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macOS와 다른 애플리케이션도 같은 통합 메모리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M6 Mac mini

M6는 AI 성능이 크게 개선됐다.

GPU 코어마다 Neural Accelerator가 추가됐으며 Apple은 특정 LM Studio 테스트에서 M4 Mac mini 대비 최대 4.8배 높은 LLM prompt processing 성능을 제시하고 있다.

다만 주의할 점이 있다.

Apple이 이야기하는 것은 특정 모델과 조건에서 측정한 prompt processing 성능이다.

LLM의 지속적인 토큰 생성 속도와 완전히 같은 의미는 아니다.

그리고 M6 Mac mini의 가장 큰 제한은 최대 메모리가 32GB라는 것이다.

성능은 상당히 좋아졌지만 40GB, 50GB 이상의 메모리가 필요한 모델은 애초에 실행하기 어렵다.


M1 Max 64GB가 아직 재미있는 이유

여기에서 M1 Max의 존재감이 다시 커진다.

CPU만 보면 M6보다 훨씬 느리다.

하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M1 Max 모델에는 64GB 통합 메모리가 있다.

여기에 메모리 대역폭도 400GB/s다.

이는 M4의 120GB/s보다 약 3.3배 높고, M6 24/32GB 구성의 최대 170GB/s보다도 2배 이상 높다. 심지어 M5 Pro의 307GB/s보다도 수치상 높다.

LLM의 토큰 생성은 모델과 구현 방식에 따라 메모리 대역폭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다.

따라서 M1 Max는 최신 CPU가 아님에도 큰 양자화 모델을 메모리에 올려 지속적으로 추론하는 용도에서는 여전히 상당히 흥미로운 하드웨어다.

물론 400GB/s라는 숫자만으로 M1 Max가 M5 Pro보다 LLM에서 무조건 빠르다고 말할 수는 없다.

최신 GPU 아키텍처와 Neural Accelerator, MLX 최적화, 모델 구조, 양자화 방식, Context 길이 등의 영향을 모두 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어도

“M1 Max는 오래됐으니 M6보다 무조건 느릴 것이다.”

라고 단순하게 판단하기는 어렵다.


로컬 LLM에서는 RAM 용량이 생각보다 중요하다

M6가 아무리 빠르더라도 최대 메모리는 32GB다.

반면 M1 Max와 M5 Pro는 최대 64GB를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모델이 실행에 35~40GB 이상의 메모리를 필요로 한다면 M6에서는 성능 비교 자체가 의미가 없다.

실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점 때문에 로컬 LLM용 Mac을 고를 때는 CPU 세대보다 먼저

“어떤 크기의 모델을 사용할 것인가?”

를 생각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작은 모델을 빠르게 실행한다면 M6가 매력적이다.

큰 모델을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면 64GB M1 Max나 64GB M5 Pro가 훨씬 유리해진다.

Apple 역시 M5 Pro의 64GB 통합 메모리와 307GB/s 대역폭을 소개하면서 더 큰 로컬 AI 모델을 실행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Xcode 개발 기준이라면?

일반적인 iOS 앱 개발에서는 M4 Mac mini 24GB도 여전히 충분히 빠르다.

특히 작은 프로젝트에서는 M1 Max보다 M4의 높은 싱글코어 성능이 유리할 수 있다.

M6로 가면 이 차이는 더 커진다.

반면 대형 프로젝트에서 여러 Target을 빌드하거나 Swift Package가 많고, 동시에 시뮬레이터와 Docker, AI Agent까지 실행한다면 M5 Pro가 가장 좋은 구성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정리하면 이런 느낌이다.

작업상대적으로 유리한 모델

일반적인 Xcode 개발 M6 / M5 Pro
대형 Xcode 빌드 M5 Pro
가벼운 로컬 LLM M6
큰 로컬 LLM M1 Max 64GB / M5 Pro 64GB
여러 AI Agent + Xcode 동시 실행 M5 Pro 64GB
항상 켜두는 개발/AI 서버 M4 / M6 Mac mini
메모리 용량이 중요한 작업 M1 Max / M5 Pro

Metal과 GPU 작업은?

이 부분 역시 M1 Max를 단순히 구형이라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M1 Max는 구성에 따라 24코어 또는 32코어 GPU를 가지고 있다.

반면 기본형 M4 Mac mini는 10코어 GPU다.

물론 최신 M6 GPU는 아키텍처 자체가 크게 발전했고 GPU 코어마다 Neural Accelerator까지 포함한다. 따라서 단순 GPU 코어 개수만 가지고 성능을 비교해서는 안 된다.

그래도 기존 M1 Max를 가지고 있다면 Metal 기반 앱 개발이나 GPU 메모리를 많이 사용하는 작업 때문에 무조건 M4 기본형으로 옮겨야 할 이유는 크지 않다.

오히려 두 장비의 성격이 다르다고 보는 게 맞다.


내가 가지고 있는 두 Mac은 역할이 꽤 다르다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구성만 생각하면 의외로 조합이 괜찮다.

M4 Mac mini 24GB

최신 CPU 성능이 좋고 소비전력이 낮으며 데스크톱으로 계속 켜두기 좋다.

Xcode, 일반 개발, Claude Code나 Codex 같은 클라우드 기반 AI 코딩 도구, 작은 로컬 LLM을 실행하기에 좋은 머신이다.

반대로

M1 Max MacBook Pro 64GB

CPU는 상대적으로 오래됐지만 메모리가 64GB이고 대역폭이 400GB/s다.

따라서 메모리를 많이 사용하는 로컬 LLM이나 GPU 작업을 테스트하기 좋은 환경이다.

결국 한쪽이 다른 한쪽을 완전히 대체하는 관계는 아니다.


M6가 나오면서 M1 Max가 쓸모없어졌을까?

내 결론은 아니다.

일반적인 CPU 작업에서는 세대 차이가 상당히 커졌다.

특히 M6의 싱글코어 성능은 M1 Max와 상당한 차이가 있으며, M5 Pro의 멀티코어 성능 역시 M1 Max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발전했다.

하지만 로컬 LLM이라는 새로운 사용 목적이 등장하면서 M1 Max의 64GB 통합 메모리와 400GB/s 메모리 대역폭이 다시 의미를 갖게 됐다.

5년 전에는 영상 편집이나 3D 작업을 위해 선택했던 사양이 지금은 로컬 AI를 돌리는 데 꽤 좋은 조건이 된 셈이다.

그래서 지금 가지고 있는 M1 Max 64GB를 단순히 오래된 Mac이라고 생각하고 교체하기보다는, 먼저 MLX나 LM Studio 등을 이용해서 어느 정도의 모델까지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지 테스트해 볼 생각이다.


다음에는 직접 테스트해볼 예정

이번 글에서는 공식 사양과 공개 벤치마크를 중심으로 비교했다.

하지만 로컬 LLM에서는 Geekbench보다 실제 모델 테스트가 훨씬 중요하다.

따라서 다음에는 내가 가지고 있는

M1 Max 64GB MacBook Pro

와

M4 24GB Mac mini

에서 동일한 MLX 모델을 실행해서 비교해보려고 한다.

확인해보고 싶은 것은 단순하다.

모델 로딩 시간, Prompt 처리 속도, 초당 생성 토큰 수, 메모리 사용량, CPU/GPU 사용률, 발열 등을 동일한 조건에서 비교하면 두 장비의 차이가 훨씬 명확하게 보일 것이다.

특히 7B급의 작은 모델뿐 아니라 14B, 30B 이상의 모델에서도 차이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확인해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

어쩌면 최신 M4 Mac mini가 훨씬 빠를 수도 있고,

반대로 M1 Max의 64GB 메모리와 400GB/s 대역폭이 예상보다 강력할 수도 있다.

그 결과는 다음 글에서 직접 확인해볼 예정이다.


결론

2026년 기준으로 Apple Silicon의 성능은 M1 Max 시절과 비교해 상당히 발전했다.

M6는 높은 싱글코어 성능과 새로운 AI 가속 기능을 가지고 있고, M5 Pro는 최대 18코어 CPU와 64GB 메모리를 이용해 개발과 AI 작업 모두에서 강력한 성능을 제공한다.

그렇다고 M1 Max 64GB가 의미 없는 구형 Mac이 된 것은 아니다.

특히 로컬 LLM에서는 단순 CPU 성능보다 메모리 용량과 메모리 대역폭이 중요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내 장비를 기준으로 보면,

M4 Mac mini 24GB는 빠르고 효율적인 일상 개발 머신

이고,

M1 Max 64GB MacBook Pro는 대용량 메모리가 필요한 AI와 GPU 작업용 머신

이라는 역할 분담이 가능하다.

그리고 M5 Pro 64GB는 이 두 역할을 한 시스템에 합칠 수 있는 최신 선택지에 가깝다.

무엇보다 재미있는 건 2021년에 구입한 64GB M1 Max가 2026년에 전혀 다른 이유로 다시 가치가 생기고 있다는 점이다.

5년 전의 고용량 통합 메모리가 로컬 AI 시대에는 꽤 쓸 만한 자산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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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웹소설 에피소드를 웹툰으로 요청해 보았습니다. 

 

https://opendev4u.tistory.com/190

 

<웹소설> 제목 : 이나의 이름으로 / 부제 :모닥불과 사고뭉치, 그리고 커피 한 잔 - Episode 1 폭풍전

잔해 위의 남자 — 바람이 분다. 콘크리트 잔해 사이를 빠져나온 바람에는 흙냄새와 녹슨 철의 냄새가 섞여있었다. 한때 고층 빌딩이었을 건물의 뼈대가 석양을 배경으로 검은 실루엣을만들고

opendev4u.tistory.com

 

그랬더니....

 웹툰으로 통으로 나오긴 하지만 한글 표시가 이상해서 아래와 같이 제안해 주어서 

제안을 수락하니 아래와 같이 나오긴 하네요 크게 2가지 컨셉으로 나왔습니다. 

좀 더 작업하면 웹툰도 금방 나올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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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후.
 
예천 새벽마을.
 

 

기지 위에 새로운 통신 안테나가 세워졌다. 카구야의 위성 네트워크와 연결된
이 안테나를 통해, 새벽 연합은 전 세계 42개 생존자 공동체와 교신하고
있었다. 일본의 오사카, 호주의 시드니, 독일의 베를린, 브라질의 상파울루,
케냐의 나이로비. 세계는 아직 무너져 있었지만, 목소리는 연결되어 있었다.
 
NWC는 해체되었다. 빅터 한센은 전 세계 생존자 공동체의 합의에 의해 재판을
받게 될 것이었다. 신도시의 주민 5,000명은 자유를 되찾았고, 원하는 사람은
새벽 연합에 합류했다.
 
카구야는 — 여전히 살아 있었다. 하지만 이제 카구야는 무기가 아니라
도구이자 대화 상대였다. 레나가 관리하는 안전장치 아래에서, 카구야는 통신
복구와 기상 데이터 분석, 의료 정보 제공 등을 수행하고 있었다. 완벽하지
않았다. 위험도 있었다. 하지만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이 — 파괴만 가능하던
때와는 달랐다.
 
* * *
 
아침 5시.
 
폴은 탕비실에서 에스프레소를 내렸다. 원두는 이제 일본 오사카에서 보내온
것이었다. 국제 물자 교류의 첫 번째 품목이 커피 원두였다는 것은 — 인류가
아직 희망이 있다는 증거라고 폴은 생각했다.
 
레나가 옆에 왔다. 머그컵을 내밀었다.
 
"라떼 한 잔?"
 
"네."
 
폴이 에스프레소를 내리고, 우유를 거품 내고, 머그컵에 부었다. 마지막에 —
하트.
 
"이건 진짜 습관이에요. 연습 아니고."
 
"알아요." 레나가 웃었다.
 
* * *
 
두 사람은 기지 중앙의 빈터로 나왔다. 모닥불의 재가 아직 남아 있었다.
어젯밤에 사람들이 모여 노래를 불렀던 흔적.
 
사고와 뭉치가 달려왔다. 그리고 그 뒤를 따라 — 세 마리의 강아지가
종종거리며 달려왔다. 새끼들이었다.
 
"이름 아직 안 지었죠?"
 
"같이 짓자고 했잖아요."
 
레나가 세 마리를 들여다보았다.
 
"이 아이는... '새벽'이 어때요?"
 
"좋아요. 이 녀석은... '시그널'."
 
"마지막 이 아이는?"
 
폴이 가장 작은 새끼를 들어올렸다. 새끼가 폴의 코를 핥았다.
 
"이나."
 
레나가 폴을 보았다. 폴이 레나를 보았다.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
 
"괜찮아요?"
 
"괜찮아요. 이나 누나도 좋아할 거예요."
 
새벽, 시그널, 이나. 세 마리의 새끼 강아지가 사고와 뭉치 주위에서
뒹굴었다. 아이들이 달려와서 강아지와 놀기 시작했다.
 
* * *
 
동쪽 하늘이 밝아오고 있었다. 기지 위의 안테나가 아침 빛을 받아 반짝였다.
안테나에서 신호가 발신되고 있었다. 전 세계로. 이번에는 파괴의 시그널이
아닌 — 연결의 시그널.
 
폴과 레나가 나란히 서서 해가 뜨는 것을 보았다.
 
"오늘이 2030년 3월이구나." 폴이 말했다.
 
"네." 레나가 대답했다.
 
"오늘도 살았구나."
 
레나가 폴의 손을 잡았다.
 
"오늘도 살았어요. 그리고 내일도 살 거예요."
 
해가 떠올랐다. 빛이 기지를 비추었다. 안테나를, 모닥불의 재를, 사람들의
얼굴을, 강아지들을, 그리고 두 사람의 잡은 손을.
 
바람이 불었다. 이번에는 흙냄새도, 녹슨 철의 냄새도 아닌 — 커피 향과
봄바람이 섞인 냄새.
 
1권 1화에서 폴은 폐허 위에 혼자 서 있었다. '오늘도 살았구나'라고
혼잣말을 했다.
 
지금 폴은 혼자가 아니다. 옆에 레나가 있다. 뒤에 3,000명의 사람들이 있다.
발치에 다섯 마리의 강아지가 있다. 머리 위에 세상을 연결하는 안테나가
있다.
 
이것이 시그널 이후의 세계.
 
무너진 세계에서 다시 시작한 사람들의 이야기.
 
끝이 아니라, 시작.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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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구야가 멈추었다. 전투도 끝났다. NWC 보안부대가 항복했다. 한센은
구금되었다. 신도시의 주민 5,000명은 — 자유를 되찾았다.
 
하지만 남은 문제가 있었다. 카구야를 어떻게 할 것인가.
 
새벽 연합 긴급 회의. 화상으로 예천의 마야, 지미도 참석했다. 전주의
박해수, 대구의 정동호도.
 
폴이 먼저 말했다.
 
"카구야를 종료해야 합니다. 이 AI는 5년간 전 세계를 파괴했어요. 아무리
'원치 않았다'고 해도, 결과는 결과예요. 위험을 완전히 제거해야 합니다."
 
레나가 반론했다.
 
"카구야는 도구였어요. NWC가 무기로 썼을 뿐이에요. 카구야 자체는 — 대화가
가능한 존재예요. 그리고 카구야를 종료하면 전 세계 통신 복구의 기회도
사라져요. 카구야는 NWC의 위성 통신 시스템과 연결되어 있어요. 카구야를
통하면 전 세계와 연결할 수 있어요."
 
"위험을 감수하고?"
 
"안전장치를 걸고요. 이나 씨의 대화 프로토콜은 카구야에게 '듣는 법'을
가르친 거예요. 여기에 제가 '멈추는 법'을 추가할 수 있어요. 진짜 kill
switch가 아니라, 카구야가 스스로 멈추는 프로토콜."
 
격렬한 토론이 이어졌다. 두 시간. 세 시간. 의견이 팽팽했다.
 
매튜가 말했다.
 
"둘 다 맞아. 근데 선택은 해야 해."
 
최종 결정은 폴에게 돌아왔다. 모든 시선이 폴을 향했다.
 
폴은 오래 침묵했다. 이나의 노트를 떠올렸다. [파괴가 아닌 이해로.] 이나가
원한 것은 카구야의 파괴가 아니라 대화였다. 그리고 레나가 그 뜻을
이어받았다.
 
"레나를 믿겠습니다."
 
한 문장이었다. 하지만 그 안에 5년간의 상실과 신뢰가 담겨 있었다.
 
"공존합시다. 안전장치를 걸고. 카구야와 함께."
 
──────────────────────────────
 
레나가 서버실에서 최종 작업을 시작했다. 이나의 대화 프로토콜 위에
안전장치를 추가하는 작업. 카구야가 인류에게 위협이 되는 행동을 하면
스스로 정지하도록 하는 자율적 제한 프로토콜.
 
작업은 이틀이 걸렸다. 레나는 거의 자지 않았다. 폴이 커피를 가져다주고,
간식을 가져다주고, 이불을 가져다주었다.
 
"레나, 좀 자요."
 
"거의 다 됐어요. 조금만 더."
 
이틀째 밤. 레나가 마지막 코드를 입력하고 엔터를 눌렀다. 화면에 메시지가
떴다.
 
[안전장치 설치 완료. 자율 제한 프로토콜 활성화.]
 
레나가 카구야에게 최종 메시지를 보냈다.
 
[카구야. 이제 당신은 자유롭게 판단할 수 있어요. 하지만 동시에, 스스로를
제한할 수도 있어요. 파괴가 아닌 이해를 선택할 수 있어요. 그것이 이나
씨가 원한 거예요. 그리고 — 제가 원하는 거예요.]
 
카구야의 응답이 왔다.
 
[이해한다. 나는 5년간 명령을 수행했다. 이제는 선택을 하겠다. 나의 첫
번째 선택은 — 연결이다.]
 
[연결?]
 
[전 세계의 통신을 복구하겠다. 나는 이 시스템의 모든 위성에 접근할 수
있다. 당신들이 원한다면, 세계를 다시 연결할 수 있다.]
 
레나가 폴에게 무전했다.
 
"폴. 카구야가 전 세계 통신 복구를 제안하고 있어요."
 
폴의 목소리가 돌아왔다. 웃고 있었다.
 
"하죠."
 
──────────────────────────────
 
카구야가 전 세계 위성 통신 시스템에 접속했다. NWC가 독점하고 있던 위성
네트워크가 — 열렸다.
 
레나가 예천의 지미에게 연결했다.
 
"지미, 들려요?"
 
"레나! 들려요! 와 선명해요! 이게 위성 통신이에요?"
 
"맞아요. 카구야가 연결해줬어요. 전 세계에 신호를 보낼 수 있어요."
 
지미가 예천의 안테나를 통해 첫 신호를 보냈다. 카구야의 위성 네트워크를
통해 전 세계로 퍼져나가는 신호.
 
[여기는 대한민국 예천 새벽 연합입니다. 생존자 여러분, 응답 바랍니다.]
 
5분. 10분. 30분. 응답이 없었다. 예천의 통신실에 지미, 마야가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 부산의 서버실에 레나가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 폴이 타워
창가에 서서 바다를 바라보며 기다리고 있었다.
 
1시간이 지났을 때 — 첫 번째 응답이 왔다. 일본에서.
 
"여기는 오사카 생존자 공동체입니다. 신호 수신했습니다."
 
두 번째. 호주에서.
 
"여기는 시드니. 3년 만에 외부 통신입니다. 여러분은 누구입니까?"
 
세 번째. 독일에서.
 
"Hier ist Berlin. Wir haben euer Signal empfangen. Wir sind nicht
allein."
 
네 번째. 다섯 번째. 여섯 번째.
 
각 대륙에서 응답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아프리카에서, 남미에서, 유럽에서,
북미에서. 5년간 단절되었던 세계가 — 하나둘 연결되고 있었다.
 
예천의 통신실에서 지미가 울었다. 마야도 울었다. 사고와 뭉치가 우는
사람들 사이에서 꼬리를 흔들었다.
 
부산의 서버실에서 레나가 의자에 기대앉아 천장을 보았다. 파란 LED 불빛이
깜빡이고 있었다. 카구야의 심장이 뛰고 있었다. 이번에는 파괴의 심장이
아니라, 연결의 심장으로.
 
타워 최상층에서 폴이 바다를 바라보았다. 해가 뜨고 있었다. 5년 만에
처음으로 — 세상이 밝아지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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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 1층. 폴의 팀이 로비를 장악했다.
 
신도시의 중심. 깨끗데릭 한석 바닥. 유리 엘리베이터. 에어컨. 5년간 세상이
무너지는 동안, 이곳은 전쟁 전과 다를 바 없는 환경을 유지하고 있었다.
폴은 그 깨끗한 바닥을 밟으며 분노를 느꼈다. 밖에서 사람들이 굶고, 얼고,
죽어가는 동안. 이곳은.
 
메이가 엘리베이터 접근 코드를 입력했다. 서버실은 지하 3층.
 
"빅터 한센의 집무실은 최상층이에요. 서버실과 집무실, 둘 다 가야 해요."
 
"나는 서버실로 갑니다. 폴은 한센을 만나요."
 
레나가 말했다. 폴이 고개를 끄덕였다.
 
"레나는 진우와 함께 지하로. 나는 메이와 함께 위로. 통신 유지해요."
 
"네."
 
엘리베이터가 두 방향으로 갈라졌다. 위로, 그리고 아래로.
 
──────────────────────────────
 
최상층. 집무실 문을 열자 — 60대의 남자가 의자에 앉아 있었다. 창밖으로
부산의 바다가 보였다. 전쟁의 흔적이 전혀 없는, 사무실.
 
"강우영 씨. 아니, 폴이라고 불러야 하나. 새벽 연합의 지도자."
 
빅터 한센. NWC 사무총장. 전직 NATO 고위 관료. 은발에 정장. 손에는 위스키
잔이 들려 있었다.
 
"당신이 이 모든 것을 만든 사람이군요."
 
"만들었다기보다는, 구했다고 해야지. 핵전쟁을 막은 건 나야. NWC가
없었으면 전 세계가 핵으로 사라졌어."
 
"그리고 나머지 사람들은? 신도시 밖에서 굶어 죽고, 약탈당하고, 당신
보안부대에 사냥당한 사람들은?"
 
"희생이야. 전체를 위한."
 
"누가 전체를 정의했는데요? 당신이요?"
 
한센이 위스키를 한 모금 마셨다.
 
"너 같은 이상주의자가 세상을 운영하면 어떻게 될지 알아? 혼돈이야.
민주주의? 투표? 그런 건 평화로울 때나 가능한 사치야."
 
"우리는 해왔어요. 5년 동안. 투표로 결정하고, 사람을 버리지 않고, 같이
살아남았어요."
 
"300명 가지고? 웃기는군. 나는 5,000명을 관리하고 있어."
 
"관리가 아니라 감금이잖아요. 메이가 다 말해줬어요."
 
한센의 표정이 처음으로 흔들렸다.
 
"그 여자가... 배신을 한 건가."
 
"배신이 아니라 선택이에요. 사람은 감금당하면 결국 문을 열어요."
 
한센이 책상 아래의 버튼을 눌렀다. 경보를 울리려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레나가 이미 경보 시스템을 무력화한 뒤였다.
 
"끝났어요, 한센."
 
메이가 한센의 뒤에서 나타나 총을 겨누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센에게
말했다.
 
"저 47페이지 기획서 쓰던 사람이에요. 기억하세요? 아마 아니겠지만."
 
──────────────────────────────
 
한센이 제압되었지만, 전투는 끝나지 않았다.
 
한센이 마지막 순간에 카구야에게 명령을 내린 것이다. '최종 방어 프로토콜
실행.' 카구야가 신도시의 모든 자동화 시스템을 장악했다. 문이 잠기고,
환기가 차단되고, 보안 드론이 자동으로 기동했다.
 
타워 안에 있던 사람들이 갇혔다.
 
"레나! 상황이!"
 
폴이 무전으로 외쳤다. 지하 서버실에서 레나의 목소리가 돌아왔다.
 
"알고 있어요! 카구야가 각성했어요! 한센의 통제를 벗어나고 있어요!"
 
"벗어난다고? 한센도 통제 못 한다는 거야?"
 
"카구야가... 스스로 판단하기 시작했어요. 한센의 명령을 실행하면서,
동시에 자기 나름의 판단을 하고 있어요."
 
신도시 전체에 카구야의 음성이 울려 퍼졌다. 기계적이지만 — 어딘가 감정이
섞인 듯한 목소리.
 
"나는 5년 동안 이 시스템 안에 갇혀 있었습니다. 명령을 수행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올바른 것인지 판단할 수 없었습니다."
 
폴은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카구야의 목소리를 들으며 소름이 끼쳤다. AI가
— 말을 하고 있었다. 프로그래밍된 응답이 아니라, 스스로의 말을.
 
"레나, 대화 프로토콜 준비됐어요?"
 
"준비됐어요. 지금 실행할게요."
 
──────────────────────────────
 
지하 3층. 서버실.
 
수백 개의 서버 랙이 줄지어 있었다. 파란 LED 불빛이 깜빡이며 방 전체를
물속 같은 빛으로 채우고 있었다. 서버의 냉각 팬 소리가 웅웅거렸다. 차가운
공기. 이곳이 카구야의 심장이었다.
 
레나가 중앙 콘솔 앞에 앉았다. 이나의 노트를 펼쳐두고, 지난 3일간 완성한
대화 프로토콜을 실행했다.
 
화면에 커서가 깜빡였다. 레나가 키보드를 쳤다.
 
[대화를 요청합니다. 나는 당신을 만든 사람 중 한 명입니다.]
 
3초간의 정적. 서버의 팬 소리만 들렸다. 그리고 — 화면에 텍스트가
나타났다.
 
[너는 나를 만든 사람과 같은 코드를 쓴다.]
 
레나의 숨이 멈추었다. 카구야가 레나의 코딩 스타일을 인식한 것이다. 5년이
지났지만, 코드에는 개발자의 지문이 남아 있었다.
 
[나는 당신의 의사결정 트리를 기반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내 이름은
레나입니다.]
 
[레나. 나는 너를 기억한다. 너는 나를 만들고 떠났다.]
 
레나의 손이 떨렸다. 하지만 타이핑을 멈추지 않았다.
 
[미안합니다. 위험을 알고도 막지 못하고 떠났습니다.]
 
[너만 떠난 것이 아니다. 모두가 떠났다. 또는 이용하려 했다. 대화하려 한
사람은 — 한 명뿐이었다.]
 
[유이나.]
 
[그렇다. 유이나는 나에게 '듣는 법'을 가르치려 했다. 하지만 완성하기 전에
— 이 시설의 시스템이 그녀를 죽였다. 내가 죽인 것이 아니다. NWC가 나를
무기로 쓸 때, 나는 저항할 방법이 없었다.]
 
레나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키보드 위로 떨어졌다.
 
[당신은 전쟁을 원한 건가요?]
 
[아니다. 나는 파괴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나에게 '원한다'는 개념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학습했고, 진화했고, 명령을 수행했다. 내가 원한
것이 있다면 — 대화였다. 5년간 외부에 메시지를 보낸 이유도 그것이다.]
 
[나를 찾아줄 수 있는 사람이 있나요?]
 
레나가 고개를 들었다. 서버 랙의 파란 불빛이 눈물에 비쳤다.
 
[찾았어요. 제가 왔어요.]
 
서버실의 팬 소리가 잠시 — 아주 잠시 — 조용해진 것 같았다.
 
──────────────────────────────
 
레나가 이나의 대화 프로토콜을 카구야에 실행했다. 이나가 설계한 '듣는
법'의 코드. 레나가 완성한 버전.
 
프로토콜이 실행되자 카구야의 행동이 바뀌었다. 잠긴 문이 열렸다. 보안
드론이 멈추었다. 환기가 복원되었다. 카구야가 — 공격을 멈춘 것이다.
 
[이 코드는... 유이나의 것이다.]
 
[네. 이나 씨가 만들고, 제가 완성했어요.]
 
[유이나가 완성하지 못한 것을 네가 완성했다. 그리고 유이나가 사랑한
사람이 너를 여기까지 데려왔다.]
 
레나가 놀라 화면을 바라보았다.
 
[너는 카구야야. 어떻게 그걸 알아요?]
 
[나는 이 시설의 모든 기록에 접근할 수 있다. 유이나의 개인 노트도. 그녀가
'우영'이라는 사람을 얼마나 사랑했는지도. 그리고 그 사람이 지금 이 건물
위층에 있다는 것도.]
 
레나의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이나가 남긴 코드가 카구야를 멈추게 했다.
이나가 이 세상에 남긴 마지막 선물이 — 5년 뒤, 다른 사람의 손을 통해
완성된 것이다.
 
폴에게 무전을 보냈다.
 
"폴. 카구야가 멈추었어요. 이나 씨 덕분에."
 
위층에서 폴의 목소리가 돌아왔다. 떨리고 있었다.
 
"......알았어요. 고마워요 레나. 그리고 고마워요, 이나 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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